아파트값이 올랐다고 해서 무조건 돈을 번 건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부동산 시장은 큰 변동을 겪었습니다.
특히 수도권이나 인기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급격히 상승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자산 상승’이라는 착각을 심어주었죠.
“내가 산 아파트 가격이 이렇게 올랐다니, 나도 이제 부자야!”라는 말, 주변에서 자주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러나 과연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는 것이 곧바로 ‘돈을 번 것’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단순히 자산이 증가한 것처럼 느낍니다.
하지만 실거주용 아파트 한 채만을 가진 사람에게 가격 상승은 이익 실현과는 거리가 먼 일입니다.
오히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는 건, 주변의 다른 아파트도 거의 대부분 올랐다는 뜻입니다.
특히 내가 이사 가고 싶은 ‘더 좋은 아파트’라면,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처럼 인기 있는 아파트일수록 매수 수요가 많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상승폭이 크기 마련입니다.
결과적으로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팔아서 더 좋은 집으로 옮기고 싶다면,
추가 비용을 더 들여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러니까 아파트를 팔아 돈을 벌었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많은 돈이 필요해지는 셈이죠.
이런 점에서 실거주 1주택자는 ‘가격 상승 = 수익 실현’이라는 공식을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돈을 벌었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현재 보유한 아파트보다 가격이 낮은 곳으로 이사하거나,
아예 주거 형태를 바꾸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를 팔고 전세로 전환하거나 지방의 저렴한 주택으로 이사하여 차액을 확보할 수 있다면,
그 차액이 실질적인 수익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구조를 명확히 인식하지 못합니다.
심리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자신이 산 자산의 가격이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감을 느끼고,
마치 그 돈이 통장에 들어온 것처럼 착각하게 됩니다.
실제로 매도하지도 않았고, 그 차액을 실현할 수도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세금과 거래 비용입니다.
부동산을 매도할 때는 양도소득세, 중개수수료, 이사 비용 등 다양한 비용이 발생합니다.
특히 다주택자의 경우 양도세 중과 대상이 되기도 하고,
1가구 1주택자도 실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즉, 집을 판다고 해서 그 차액을 온전히 본인의 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부동산 시장은 언제나 상대적인 시장입니다.
내가 가진 집의 값이 올랐다는 건, 그만큼 다른 사람의 집도 올랐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갈아타기’를 고민할 땐 단순한 시세 상승이 아니라,
이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차액, 그리고 세금 및 거래비용까지 감안한 순수익을 따져봐야 합니다.
요즘처럼 집값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자산이 늘었다는 생각에 무리해서 더 비싼 집으로 이사를 하거나,
아직 실현되지 않은 이익을 믿고 소비를 늘리는 것은 오히려 재정적인 위험을 키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지금의 집에서 얼마나 만족하며 살고 있는가,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입니다.
부동산은 단순히 가격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생활의 기반이자 삶의 질과도 직결되는 요소입니다.
그러니 누군가 “집값이 이렇게 올랐는데 왜 안 팔아?”라고 말하더라도,
나에게 실제로 이익이 되는지, 더 나은 삶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선택인지부터 따져봐야 합니다.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반드시 돈을 번 것은 아닙니다.
진짜 수익은 '차액 실현'이 가능한 구조에서만 발생합니다.
아파트 한 채만 보유한 사람에게 그 차액을 실현할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일수록 우리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라는 겉모습에만 현혹되지 말고, 본질적인 가치와 구조를 꿰뚫어볼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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