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사고가 만든 삶의 모순
어느 순간부터 삶은 마치 정해진 패턴처럼 느껴진다. 계절이 바뀌면 옷을 바꾸고 휴가가 되면 여행을 계획한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 할 것 같고, 안 하면 뒤처지는 듯한 불안함이 밀려온다. 마치 정답이 있는 인생을 따라가는 것처럼 우리는 살아간다. 그러나 정말 묻고 싶다. 그것이 과연 나를 위한 선택인가. 남들이 여행을 가니까 나도 여행을 간다면, 그 여행은 진정한 휴식일까. 그저 해야 할 일을 해치우듯 체크리스트를 지우는 일일 뿐은 아닐까.
우리는 어릴 때부터 사회적 기준에 익숙해졌다. 누군가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면 따라 하고, 유행하는 옷을 입고, 인기 있는 음식점에 줄을 서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사람들과 비슷한 선택을 해야 안심이 된다. 다르게 행동하면 이상하게 보일까 봐 걱정하고, 혹여 낙오자 취급을 받을까 두려워한다. 그런데 정작 그렇게 남들과 비슷하게 살아가면서도 마음 한구석은 비어 있다. 열심히 살아가지만, 그 열심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모른 채 앞으로만 나아가고 있다.
Want와 Like는 다르다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해 보면, 많은 사람들은 막연한 답을 내놓는다. 돈이 많으면 행복할 것 같고, 좋은 집에 살면 괜찮을 것 같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살면 그게 곧 성공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 삶의 방향이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연결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는다. 단지 원하기만 할 뿐, 진짜 좋아하는지를 돌아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원하는 것은 순간적인 충동일 수 있다. 특히 그것이 남들이 가지고 있거나 누리는 것일 때,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그것을 원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을 이루고 나면 이상하리만치 금방 흥미를 잃는다. 왜일까. 그것이 진짜 좋아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은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다. 어떤 대상이 사라졌는데도 자꾸 떠오르고 다시 이야기하고 싶다면, 그것은 분명히 내 마음 깊은 곳과 연결된 감정이다.
반면 원했던 것을 이루었는데도 특별한 감흥이 없다면, 그것은 외부의 기준에 맞춘 선택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요즘 시대는 이런 원트의 챗바퀴 속에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원하고 이루고, 공허함을 느끼고 다시 또 원하고, 그렇게 계속 돌고 도는 패턴 속에 갇혀 있다. 그것은 진짜 삶이 아니다. 살아있다는 느낌은커녕, 그저 살아지고 있는 느낌만 가득할 뿐이다.
왜 남들처럼 사는 사람은 남들보다 잘 살 수 없을까
삶은 남들이 하니까 따라가는 방식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 여행이든, 소비든, 직업이든, 어떤 선택이든 간에 그 시작점은 반드시 자기 자신이어야 한다. 나는 이걸 왜 하려고 하는가.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건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습관적으로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질문하지 않으면 무의식적으로 따라가게 된다. 그 무의식적인 선택들이 모여 결국에는 남과 똑같은 사고방식, 똑같은 말투, 똑같은 행동을 만들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역설적인 욕망이 생긴다. 남들과 똑같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면서도, 결과만큼은 훨씬 더 특별하길 바란다. 남들과 같은 삶을 살지만 돈은 훨씬 더 많이 벌고 싶고, 남들처럼 일하지만 더 빨리 성공하고 싶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 같은 생각과 같은 행동은 비슷한 결과를 낳는다. 다르게 살고 싶다면,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해야 한다. 그것이 삶의 본질적인 구조다.
많은 이들이 이렇게 말한다. 저는 남들처럼 살지만 돈은 많이 벌고 싶어요. 저도 다니는 회사는 평범하지만 누구보다 성공하고 싶어요. 그러나 그런 삶은 허상일 뿐이다. 성장과 성공은 철저히 내면에서 시작된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을 알고, 그것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사람에게 삶은 분명히 다른 보상을 안겨준다. 반대로 남들처럼 살면서 남들보다 나은 삶을 꿈꾸는 것은 그저 욕망의 소비일 뿐이다.
진짜 원하는 삶은 좋아하는 삶에서 시작된다
이제 우리는 다시 물어야 한다. 내가 원했던 것은 진짜 내가 좋아했던 것인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남들이 다 하니까 하고 있는 것인가. 나의 선택에는 나만의 기준이 있었는가. 이 질문들 앞에서 진지하게 대답할 수 없다면, 삶의 방향은 늘 외부 자극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삶을 선택해야 하고, 좋아하는 삶은 스스로 깊이 고민하고 나서야 비로소 찾아낼 수 있다.
남들이 정해준 시간표대로만 움직이지 말자. 때로는 멈추고 돌아보고, 내가 진짜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분리해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 연습이야말로 진짜 내 삶을 위한 가장 중요한 시작이 될 것이다.
'고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우설이 말하는 인간 본성: 무지로부터 출발하는 삶 (0) | 2025.07.09 |
---|---|
행복한 것인가, 행복하다고 착각하는 것인가 (0) | 2025.07.05 |
진짜 열심히 하는 사람은 스스로 열심히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1) | 2025.07.01 |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무조건 돈을 번 건 아니다 (1) | 2025.06.17 |
돈의 심리 : 한가하게 수익 얻는 게 주식투자 본질에 대한 반론 (3) | 2025.06.10 |